
[편집자주] 의료기기는 통상 질병을 진단·치료·예방하기 위해 사용하는 엑스레이, 혈압계, MRI와 같은 장치·재료를 뜻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혁신성·안전성·유효성 등을 평가받아 지정된 ‘혁신의료기기’의 상당수는 소프트웨어입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의료용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동아사이언스는 새해를 맞아 국산 의료기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산 의료용 소프트웨어의 우수성과 혁신성을 조명하고 미래 의료기술을 엿보는 기획을 진행합니다.
“양질의 의료영상을 장기적·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 자급자족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원격판독 서비스 시장에 진출해 병원에서 생성된 영상을 AI가 판독하면 이를 다시 학습 데이터로 활용한다는 구상입니다."
최근 서울 구로구 딥노이드 본사에서 만난 고성민 딥노이드 의료연구개발(R&D) 본부장·이사는 의료 AI의 발전을 위한 주요 과제로 충분한 데이터 확보를 꼽으며 원격판독 서비스 시장 진출을 통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원격판독 서비스는 컴퓨터단층촬영(CT)영상, 자기공명영상(MRI)와 같은 진단 데이터를 원격지에 있는 전문의가 판독하는 서비스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이 원격판독에 활용되면서 시간이 단축되고 정확도가 높아지고 있다. 많은 의료기관이 원격판독 서비스를 활용해 의료영상 판독 업무 부담을 덜고 있다.
AI 의료영상 업체가 원격판독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면 의료기관은 해당 업체에 환자의 영상 데이터를 판독하도록 맡길 수 있다. 의료기관은 환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철저한 보안 조치를 거친 후 데이터를 제공하게 된다.
적정한 개인정보 보호 절차를 거치면 AI 의료영상 업체는 의료기관으로부터 정기적으로 보안이 강화된 의료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속적인 AI 학습과 서비스 품질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
고 본부장은 "딥노이드 솔루션이 정확도를 바탕으로 의료영상판독 체계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원격판독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딥노이드 솔루션은 자기공명 혈관영상(MRA) 영상을 바탕으로 미세한 혈관만을 추출하는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이 높다"며 “여기에 생성형 AI를 사용하면 확보한 의료데이터의 질을 개선하고 나아가 양질의 학습 데이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료 분야에서 생성형 AI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AI의 신뢰도를 높이고 환자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딥노이드는 AI 기반 솔루션을 통해 의료진의 진단, 스크리닝, 치료, 모니터링 과정에서 환자의 질병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솔루션은 MRA 기반 뇌동맥류 진단 솔루션인 ‘딥뉴로(DEEP:NEURO)’와 X-ray 기반 질병 진단 보조 솔루션 ‘딥체스트(DEEP:CHEST)’다. 고 본부장은 "각 솔루션은 의료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 병변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역할을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딥뉴로에 대해 “MRA 영상을 기반으로 뇌동맥류를 자동으로 검출하는 국내 최초 국내 솔루션”이라며 “뇌동맥류는 크기가 작을수록 놓치기 쉬운데 딥뉴로는 3mm 이하의 미세한 병변까지 검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통상 임상현장에서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육안으로 구별할 수 있는 병변은 3~5mm 크기 정도다. 최근 정밀 의료가 발전하면서 더 미세한 병변을 찾아낼 수 있는 솔루션에 대한 수요는 높아지고 있다.

의료 AI의 성능 검증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고 본부장은 딥노이드의 AI 솔루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딥뉴로의 경우 민감도 90.91%, 정확도 86.36%를 기록하며 높은 신뢰도를 입증했다.
고 본부장은 “뇌동맥류는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질환으로 터질 경우 심각한 뇌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며 "뇌 MRA 영상에서 뇌동맥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혈관을 선별하고 위치와 크기, 부피 등을 분석하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해 높은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딥노이드는 솔루션을 사용하는 의료진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도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고 본부장은 "실제 사용자의 편의성을 확보하는 것도 주된 과제"라며 기존 AI 모델보다 정밀한 3차원(3D) 랜더링 기술을 적용해 의료진이 보다 직관적으로 병변을 확인할 수 있도록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을 개선하는 것 또한 중점 과제”라고 전했다.
고 본부장은 “신뢰할 수 있는 AI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의료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딥노이드의 목표”라며 “향후 의료 데이터 확보 및 기술 고도화를 통해 AI 기반 의료 혁신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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